"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이롭게 하라." 묵가(墨家) 철학의 대표 사상가 묵자(墨子) 이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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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인문학 유치원 Date22-10-10 00:00 Hit9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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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는 마음'에 수록한 원고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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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상은 혼란합니다. 지구 어딘가에선 매일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수 년 전부터 정치 갈등도 최고조에 달해 있죠. 끊임없이 오르기만 하는 물가와 어느 순간 성장을 포기한 월급으로 내 통장은 늘 바닥만 찍는 중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 속도는 너무 빨라서 도대체 따라잡을 수가 없고, 성별, 나이, 출신지역 등 나눌 수 있는 것이면 뭐든 다 나눠서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세상이 된 지 오래죠.
중국 전국시대의 철학자 묵자는 이런 혼란의 ‘해결책’을 제시한 인물이었습니다. 묵자는 처음에 공자의 사상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가를 떠났는데요.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3년상을 권장하거나,
신분의 귀천을 긍정하는 걸 보고 실망했기 때문이었죠. 이후 그는 저울과 자, 먹줄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사상을 ‘실천’하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묵자는 실천하는 삶의 일환으로 비공(非攻), 즉 전쟁 반대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반대한 정도가 아니라 전쟁을 막기도 했는데요. 가장 잘 알려진 일화가 초나라의 계획을 저지한 사건입니다. 당시 초나라는 기계제작자인 공수반(公輸般)을 기용해 송나라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묵자는 열흘 밤낮을 달려 초나라에 도착했죠. 그리고 왕에게 이 전쟁이 실패할 것임을 보여주겠다며 공수반과 자신의 사이에 모의 전쟁을 제안했습니다. 묵자는 공수반의 거듭된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결국 왕은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침공 계획을 포기했죠.
묵자와 그의 학파는 자신들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규율을 정하고 이를 철저하게 지켜나갔습니다. ‘불 속에도 뛰어들고 칼날 위에도 올라설 뿐 아니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발길을 돌리는 법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였죠. 심지어 묵가의 일원이었던 복돈은 아들이 살인을 저지르자 사면해 주겠다는 왕의 제안을 거절하고 사형에 처했습니다. 왕의 명령이라도 묵가의 규율을 어길 수는 없다면서 말이죠. 이러한 실천성과 선의가 알려지며 묵자의 사상은 전국시대, 그리고 진나라 초까지 크게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묵자의 철학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의 사상은 한 단어로 겸애(兼愛)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겸애란 ‘모든 사람을 조건없이 사랑하라’는 의미입니다. 묵자는 자신의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혼란이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그는 강자가 약자를 억누르고,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능멸하며, 귀한 사람이 천한 사람에게 오만하고, 간사한 자들이 어리석은 자들을 속이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가 생겨난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자기 나라 보듯이 하고, 다른 가문 보기를 자신의 가문 보듯이 하며, 다른 사람 보기를 자기 보듯이 해야 한다고 말했죠.
이는 나아가 상리(相利)의 관계로 이어집니다. 상리란 개인의 태도나 윤리를 넘어 제도와 구조의 변화를 통해 서로 이익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즉, 겸애란 개인의 윤리적 태도와 사회의 구조적 뒷받침으로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하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죠. 앞서 살펴본 그의 전쟁 반대 사상은 일종의 공리주의 철학에 기초해 있습니다.
묵자는 당대의 많은 중국 사상가가 그러했듯 하늘이 모든 것을 다스리고 인간의 길흉화복을 주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묵자의 하늘은 정의를 사랑하고 불의를 싫어합니다. 때문에 어진 사람들은 천하의 이익을 늘리고 해로움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하며, 통치자는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전쟁은 세상을 피폐하게 하며 인구를 큰 폭으로 감소시키는 악(惡) 중의 악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묵자의 생각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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